(로맨스소설) 여름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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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종이책 출간작입니다.


[좋은 자리라고 생각해서 준비 많이 하셨겠지만,

이쪽이 하자가 좀 있습니다.

다음에 선 자리에 나올 때에는 뒷조사를 먼저 해 보시죠.]


내키지 않는 선 자리에 억지로 나갔다가 그만 늦는 바람에 맞아 버린 퇴짜.

그것도 얼굴 한번 마주치지 않고 전화 통화로 받아 버렸다.


애초 재벌가의 둘째 도련님이라기에 좋은 결과는 기대도 안 했지만

이런 식의 퇴짜는 상상도 못 해 황당한 것은 당연지사.

그렇게 끝난 인연인 줄 알았는데,

2년의 세월이 흐른 뒤 뜻밖의 장소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다.


선 자리가 아닌, 기자와 취재 대상이라는 위치로.


만나자마자 이름만 듣고도 대충 기억을 떠올린 자신과 달리

조금도 자신을 기억하지 못한 모습과 그때의 괘씸함에

충동적으로 그를 화장실에 가둬 버리기도 하고, 쌀쌀맞게 굴어도 보지만

2년 전의 전화 통화 속 싸늘함과 달리 싹싹한 태도와 묘하게 차분한 눈빛,

그리고 재벌가의 자제라는 게 믿기지 않는 소탈한 행동에

서인은 자꾸만 시선이 가 버리는 자신을 느껴 버리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