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소설) 늘 푸른 에버그린(Evergreen) 1/2 (로맨스소설) 늘 푸른 에버그린(Evergreen) 1/2

(로맨스소설) 늘 푸른 에버그린(Evergreen)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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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종이책 출간작입니다.


“서로 사랑하지도 않는 우리 둘이 결혼이라는 걸 하게 생겼는데, 고작 한다는 말이 아, 그거? 넌 아무렇지도 않냐? 나랑 결혼하는 거?”

연수는 조곤조곤 자신의 의견을 내놓기 시작했다.

“우리 일 년 동안 계약 결혼을 하는 건 어때?”


계약으로 시작된 관계 과연 계약일 뿐일까?


쏴아아아.

침대 위에 아빠 다리를 하고 앉아 짐 정리를 하고 있는 그녀의 귓속으로 샤워기의 물줄기 소리가 침범해 들어왔다.

그 놈이……!

아니, 오늘부터 내 남편이 된 남자가 샤워를 하고 있다.

종전에 샤워를 하고 나온 그녀의 머리카락 끝에 맺혀 있던 물방울이 뚝뚝 떨어졌다. 가방 안에서 옷을 꺼내던 연수의 손길이 잠시 멈추었다. 티셔츠 사이에 있는 정열의 붉은 속옷. 불타는 신혼 첫날밤을 보내라며 친구 혜원이 선물해 준 것이었다.

“불타는 밤은 무슨. 불에 타서 죽으라는 말인가?”

쩝. 연수는 공허한 입맛을 다셨다.

미간을 모으며 엄지와 검지로 집게를 만들어 얇은 천 조각을 집어 들었다. 신혼 첫날밤, 이것을 입은 새신부의 모습을 목도하는 순간, 남편의 코피가 팡 터진다던 전설의 망사 T팬티.

“이 녀석은 팬티로서의 제 본분을 망각했군.”

은밀한 부위조차 제대로 가리지 못할 것 같은 그 연약한 것을 향해 혀를 끌끌 차며 고개를 내젓던 연수는 욕실 문이 열리는 기척이 느껴지자 황급히 그것을 가방 안으로 쑤셔 넣었다. 가방 안에서 처참하게 짜부라져 있는 망사 T팬티의 존재를 가리기 위해 가방의 지퍼를 닫고 얼굴을 들자 하얀 가운을 걸친 ‘그 놈’이 침실 안으로 들어섰다.

젖은 머리카락을 털며 침대에 앉은 놈의 숨소리가 들려왔다.

“뭐야, 그 패션은.”

낮은 목소리에 시선을 돌리자 놈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아래위로 천천히 뜯어보고 있었다. 연수는 기죽지 않기 위해 턱을 바짝 치켜 올리며 반문했다.

“내 패션이 뭐가 어때서? 허접해 보여도 이거 최신 유행 스타일이거든?”

GENRE
Romantische fictie
UITGEGEVEN
2016
12 april
TAAL
KO
Koreaans
LENGTE
293
Pagina's
UITGEVER
Krbooks
GROOTTE
938,8
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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