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소설) 화문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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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목숨만 살려 주신다면 소녀의 목숨은 폐하께서 마음대로 하시옵소서.”


살고 싶었다.

자신 때문에 눈이 먼 어머니와 동생을 위해 살고 싶었다.

평범하게 살고 싶었다.

그래서 수련은 친부를 배신했다.


하지만 그 배신의 대가로 수련은 친부의 감옥에서 벗어나

황제 태휼의 옆이라는 또 다른 감옥에 갇히게 된다.


황제의 유일한 여인은 아니지만, 유일하게 곁에 두는 여자라는 위치로.


그런 위치가 되었음에도 수련은 가족의 곁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고,

태휼은 제 손에서 자꾸 벗어나려 하는 수련의 모습에 깊은 흥미를 느끼는데….


“아버지나 폐하께서는 이미 충분한 힘을 가지고 계십니다. 그럼에도 가진 힘에 만족하지 못하시고, 더 큰 힘을 가지려 하시죠. 힘을 가진 자가 더 많은 선택을 할 수 있다는 말씀은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전 그런 힘은 필요 없습니다. 제가 필요한 힘은…….”

“짐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는 힘이겠지. 안 그런가?”

“그런 꿈조차 꾸면 안 되는 것입니까?”

“넌 꿈으로 끝날 여인이 아니지 않은가? 실제로 이루어 내려 하겠지.”

“…….”

“짐은 쉽지 않을 것이다.”


각자가 바라보는 방향이 다른 와중에

수련의 애매한 위치로 말미암아 궁내에 도사리고 있던

탐욕의 불길이 점차 커져 수련을 집어삼키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