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소설) 차오르다 (로맨스소설) 차오르다

(로맨스소설) 차오르‪다‬

    • S/ 14.90
    • S/ 14.90

Descripción editor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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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잡고 싶어졌어.”

“…….”

“미친놈처럼 너란 여자를 알고 싶어졌어. 

오랫동안 알던 여자와 헤어지고도 붙잡을 생각을 안했는데 

잘 알지도 못하는 비겁한 여자를 붙잡고 싶어졌다고.”


심장이 팔딱인다. 

그가 드리운 낚싯줄에 걸려버린 눈이 먼 은빛 물고기처럼 해주의 심장이 팔딱인다. 

고백도, 맹세도 뱉어내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는,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한낱 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몇 년 내내 눈물로 곱씹어놓고도 아직 채 아물지 않은 심장이 또 날뛴다. 

이 사람이라면 정말 괜찮은 걸까. 미련하게 자꾸만 믿고 싶어진다. 

당신은 다를까……. 날 아프게 하지 않을까…….


“날 좋아해요?”

“관심 있어. 그것도 아주 많이.”

“우린 아직 서로를 몰라요. 이건 그냥 환상일뿐이라구요.”

“상관없어.”


그래. 환상이라도 상관없다. 

그냥 가지고 싶은 사람이니까. 날 보여주고 싶은 사람이니까. 


“붙잡고 싶어진 게…… 이 몸은 아니구요?”


무슨 대답이 듣고 싶었던 걸까. 기어이 따지듯이 묻고 말았다. 

한여름의 나물처럼 변하기 쉬운 가벼운 사랑타령을 듣고 싶은 것도 아니면서 

해주는 이를 악물고 묻고 말았다. 

그게 어떤 대답이든 자신은 그것을 신뢰하지 못하리란 것을 알면서도.


“……그럴지도 모르지.”


무거운 추를 매단 것처럼 정신이 한없이 가라앉는다. 

뭘 바랐던 걸까. 고작 이쯤에서 영원이라도 바랐던 걸까. 

해주는 자신이 미친 게 분명하다며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꽤 거센 바닷바람에 해주의 치맛자락이 펄럭였다. 

먼 수평선을 응시하는 그녀의 어깨위로 석원의 외투가 걸쳐졌다. 

포근한 온기와 더불어 그의 체취가 서리처럼 내려앉았다.


“이제 바닷물이 들어올 시간이야.”

“…….”

“돌아가자는 말 하지 않으면 난 이대로도 상관없어.”


자신의 육체를 붙잡고 싶다는 남자. 

적어도 자신의 영혼까지 사랑한다며 떠들어댔던 철준보다는 

정직하다는 것을 다행이라고 여겨야할까. 

몇 번 안고 나면 시들어질 관심을 어떤 희망처럼 여기며 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다행이라고 여겨야할까. 

당신처럼 나도 당신을 안고 나면 여기, 내 가슴에 떠도는 당신의 그림자가 점점 사라져갈까…….


걸었다. 

조금 전까지도 지독히도 아름다웠던 풍경이 회색으로 변해가는 길을 따라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걸었다. 

물 빠지는 시간을 맞춰 돌아가는 차량들의 행렬을 거슬러 

모텔과 펜션이 무리지어 있는 마을로 들어섰다. 


손목을 휙 낚아채 몸을 돌려세우는 석원을 올려다보며 해주가 공허하게 중얼거렸다. 


“줄게요. 이게 필요한 거라면.”

GÉNERO
Romance
PUBLICADO
2016
9 de abril
IDIOMA
KO
Coreano
EXTENSIÓN
201
Páginas
EDITORIAL
Krbooks
VENDEDOR
kim soo mi
TAMAÑO
479.4
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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