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소설) 두 얼굴의 사랑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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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종이책 출간작입니다.
그녀는 쉽사리 움직이지 못했다.
진우는 그런 수연을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끈기 있게 지켜봐 주었다.
“정말 제가 받아도…….”
“네가 이 선물을 받아야 나도 받고 싶은 선물을 말하지.”
“그냥 말씀해 보세요.”
“안 돼. 빨리 풀어 봐.”
망설이던 수연은 그의 단호한 말투에
선물상자에 매어 있는 리본을 조심스럽게 풀어 포장을 뜯고 상자를 열었다.
그 안에는 꽤 고급스러워 보이는 양장표지를 하고 있는 책 한 권과 만년필이 들어 있었다.
그녀가 고개를 들어 올리자 웃으며 바라보고 있던 그가 말했다.
“일기장이야.”
“일기장이요?”
“응. 이제 내가 받고 싶은 선물이 뭔지 물어봐.”
“교수님이 받고 싶은 선물이 뭔데요?”
“갑자기 내 생각이 날 때, 내가 보고 싶을 때, 네가 나와 만든 행복한 기억이 있을 때
그 추억들을 이 일기장 속에 묶어 줘.
오래오래 기억할 수 있게. 단 조건이 있어.”
“조건이요?”
“응. 그 일기장 속에 나를 표시할 때 교수님이 아닌 신진우라는 남자로 표기해 줘.”
그의 진실한 마음이었다.
그녀가 자신을 교수가 아닌 남자로 봐주었으면 하는 그의 간절한 소망이기도 했다.
“교수님 그건…….”
“크리스마스잖아. 그 정도의 선물은 주고받을 수 있는 거 아니야?”
“하지만 저는 교수님과의 추억이 생겨나지도 않을 테고,
또 교수님을 생각하고 앉아 있을 시간도 없어요.
그리고 교수님은 교수님이고 전 학생입니다.”
“오늘 내가 눈사람을 만들고 있었던 것도,
오늘 우리가 먹은 라면이 내 실수로 인해 퉁퉁 불어 버린 것도,
오늘 우민이와 함께 콘서트를 보러 가는 것도 지나고 나면 추억이지 않겠어?
그리고 난 1년 후면 교수가 아닌 일반 회사원이 될 것이고
너 또한 1년 후면 학생이 아닌 사회인이 되어 있겠지.
그때까지 넌 내 시야 속에서 살아갈 거야.”
바보가 아닌 이상 자신의 말이 무슨 뜻인지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는 1년 후 교수와 학생이 아닌 남자와 여자로 마주설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녀를 기다리는 일이라면 그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