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소설) 뜨겁고 강렬하게 (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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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하게 기댔고, 믿었던 친구와 연인의 배신.

그로부터 5년간 미친 듯이 일에만 몰두하며 지내던 서영은

불행만을 짊어지고 살아온 삶 속에서 해 본 적이 없던

무모한 용기를 끌어 모아 한 남자와 충동적인 하룻밤을 보낸다.


그러고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 서영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예고도 없이 그만두게 된 편집장을 대신해 서영에게 편집장의 제의가 온 것,

그리고 지난 5년간 아무렇지 않은 척 지내왔던 옛 연인 지혁과

자신을 배신한 친구 예린의 급작스러운 접근이었다.


그것만으로도 정신이 없던 서영의 앞에

하룻밤으로 인연이 끝난 줄 알았던 도훈마저 나타난다.

그리고 도훈은 가벼운 관계를 계속 이어 가길 바란다고 다가오는데.


“미안합니다. 당신 제안이 솔직히 끌리지만……역시 안 되겠어요.”

“왜죠?”

“……그건 무슨 뜻이죠? 혹시 처음에는 그렇게 쉬웠는데 새삼스레 까다롭게 군다는 건가요?”

“그런 뜻으로 들렸다면 미안합니다. 그렇지만 당신도 알 거예요. 내가 그렇게 무례한 사내가 아니라는 것을 당신도 느꼈잖아요. 바에서 당신과 얼굴을 마주친 순간 안도하던 내 감정이요. 아, 갈등도 분명 보였죠. 당신을 다시 만나 반가운 반면 어쩌나 하는 고민을요. 사실 나로서도 가벼운 관계를 제안하는 게 썩 내키지는 않아요. 그만큼 위험하잖아요. 그러나 그걸 무시할 만큼 당신한테 반응하는 내, ……음 욕구가 심각해요.”

“굉장히 솔직하시네요.”

“당연하죠. 연예하자고 수작 거는 것도 아닌데, 쓸데없는 밀당 어울리지 않잖아요. 아, 물론 이런 생각도 당신을 가볍고 우습게본다는 뜻 아닌 거 아시죠?”

“……시간을 주세요.”

“굉장히 박하군요.”

“…….”

“좋아요. 시간을 드리죠. 대신 그냥은 안 돼요. 당신을 믿지 못해서가 아니라 내가 불안해서요.”

“……무슨 뜻이죠.”

“번호요. 당신 전화번호, 그거 하나만 알려 줘요. 대신 절대 먼저 연락하지 않을게요. 그리고 당신이 오케이 하지 않으면, 그러니까 당신이 연락하지 않으면 그냥 포기할 테니 연락처 하나만 줘요.”

“이거 혹시 당신 수법인가요?”

“그래요. 내 못된 수법이에요. 그래서 넘어왔나요?”

“아마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