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소설) 우리 아름다운 날에 2/4 (로맨스소설) 우리 아름다운 날에 2/4

(로맨스소설) 우리 아름다운 날에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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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작가님 개인카페에서 소장본으로 출간된 작품으로, 소장본 그대로 전자책으로 출간됩니다.


제2부 성장통


우린 그때, 

치통보다 더 아픈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픈 것은, 

바로 사랑이었다.


====================================================


고등학교 2학년.

어리다고도, 다 컸다고도 할 수 없는,

이때 시작된 사랑으로 평생을 사는 이들.


-

나 있잖아, 지금 너의 아내가 되고 싶단 생각을 했어. 

너의 여자가 아니라 너의 아내. 

그래서 널 닮은 아이들도 많이 낳고 서로 아끼고 위해주면서, 

우리 엄마랑 아빠가 그랬던 것처럼 

서로 쓰러지지 않게 받쳐주고 나란히 걸어가는 거야. 

눈물이 흐를 땐 서로 닦아주고……, 

그러고 싶단 생각이 들었어. 

그럼 정말 멋질 거야. 그치?


-

사랑해. 아무리 말해도 모자라지만……. 

알지? 난 너 아니면 안 된다는 거. 

너한텐 턱없이 부족한 남자지만 

너라면 날 쓸모 있는 남자로 만들어 줄 거야. 

그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은재와 서현.


예쁘지만 가볍지 않고, 수줍지만 강한,

이들의 사랑이야기가 열립니다.


-본문 중에서


잠시 후, 은재는 개찰구를 빠져나와 사람들 무리와 섞인 채 밖으로 나왔다. 어버이날을 며칠 앞두고 근사한 선물대신 소화제를 한 아름 사가지고 가야 하다니, 착잡한 마음을 누르며 근처 약국으로 향했다. 그러나 채 몇 걸음 떼기도 전에 은재는 우뚝 멈췄다. 불과 20여 미터 앞에 서현이 서 있었기 때문이다. 3주 만이었다.


서현은 입을 꾹 다문 채 못이라도 박아둔 듯 그녀를 보고 있었는데, 몹시 마르고 고통스러워 보였다. 은재도 그대로 선 채 서현을 마주 응시했다. 이미 그의 사랑은 끝났다고 생각했다. 작별인사도 없이 떠난 거라 해도 원망하지는 않겠다고. 사랑에 모든 것을 걸 수 없는 그녀가 마지막으로 해줄 수 있는 것은, 그저 조용히 떠나보내고 잊어주는 것이라 여겼다. 그런데 왜 이렇듯 가슴이 뛰고 목구멍이 따가울까.


그녀에게 있어서 서현은 참으로 여러 가지 느낌을 주는 남자였다. 짓궂게 떼를 써서 그녀를 곤혹스럽게 만드는 남동생 같기도 했고, 무엇이든 자신의 뜻대로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집요하고 소유욕 강한 남자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때로는 더 없이 마음 따뜻한 연인처럼 굴기도 했다. 그리고 문득문득 이렇듯 그녀의 마음을 아프게 할 만큼 애틋해 보일 때도 있었다. 바로 지금처럼…….


얼마나 그렇게 미동도 않고 마주보고 서 있었는지, 은재는 그제야 분명히 깨달을 수 있었다. 왜 그렇게도 민서현이란 남자를 감당할 자신이 없었는지, 왜 그와 단둘이 있는 것이 그토록 두려웠는지. 서현의 힘은, 그녀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강했다. 완력도 그랬고, 그의 타고난 매력도 그랬다. 그녀에겐 그를 통제할 만한 힘도, 그의 쏟아 붓듯 격렬한 사랑을 수용할 만한 여유도 없었다. 그에게 휘말리는 순간, 지금까지 알고 있던 모든 상식과 경험의 범주를 벗어나리란 것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순식간에 위험지역으로 끌려 들어가면서도 결코 멈출 수 없음을 두려워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대로 모르는 사람처럼 지나쳐야 한다. 안전지대로 도망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지도 모르니까. 그러나 밀어내기엔 이미 ! 늦은 것 같았다. 입속으로 불러본 그의 이름은, 이상하게도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울림으로 그녀의 가슴을 채우며 설레게 했다. 은재는 천천히 서현의 바로 앞까지 다가갔다. 


“우리 오랜만이다. 그치?”


“…….”  


“보고 싶었어. 아주 많이…….”


서현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눈으로만 그녀를 쫓았다. 은재는 그런 서현을 두 팔로 안고 가슴에 가만히 뺨을 기댔다. 잘 알고 있는 익숙한 냄새가 그녀의 코끝에 와 닿자, 타들어갈 듯 눈이 뜨거워졌다.


“니 냄새 너무 좋다.”


“…….”


“잘 지냈어? 아직도 화난 거야?”


“정말……, 정말 보고 싶었어?”


처음으로 입을 뗀 서현의 목소리는 가늘게 떨렸다.


“많이……. 니 생각 많이 했어. 보니까 좋다.”


“후우, 날 죽일 셈이지?”


서현이 그제야 탄식 같은 한숨을 내쉬며 은재를 꽉 끌어안았다. 그리고 머리 위에 입을 맞추며 괴로운 듯 말을 쏟아냈다.


“이런 거, 더는 안 되겠다. 이렇게 널 못 보면, 나 죽을 지도 몰라. 비웃어도 좋아. 고작 그런 한심한 놈이라고 비웃어도 좋은데, 이렇게 헤어져 있는 것만은 정말 싫다.”


“나, 니가 이제 그만두자고 할까봐 무서웠어. 널 다시 못 볼까 봐, 나 안 보겠다고 할까봐……. 너무 보고 싶었어. 미안해, 내가 많이 힘들게 했지? 정말 미안해.”


속삭이듯 토해내는 은재의 고백에, 서현이 천천히 그녀에게서 몸을 뗐다. 그러곤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이 커다래져서 한참을 응시했다.


“그거……, 그거 사랑한다는 뜻이지? 그런 거지? 그런 거 맞지?”


“어, 그런 거 같아.”


은재는 고개를 끄덕였다. 더 이상은 목이 메어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저 그의 눈을 마주 보는 것이 그녀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목안에 뜨겁고 아픈 것이 걸려 있었다. 어떻게 이 남자를 보지 않으려고 했을까? 본능의 경고도, 이기적인 자기 보호의 의지도, 그녀가 사랑에 빠졌다는 진실을 가릴 수는 없었다.

GENRE
Romance
RELEASED
2016
March 30
LANGUAGE
KO
Korean
LENGTH
487
Pages
PUBLISHER
Krbooks
SELLER
kim soo mi
SIZE
1.2
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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