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소설) 인형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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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종이책 출간작입니다.


열아홉, 한창 대학 진학을 생각하며 바빠야 할 시기에

서윤에게 떨어진 것은 팔려 가는 것과 다름없는 결혼이었다.


새아버지의 회사를 되살리고자, 또 제 엄마의 욕심 때문에

도망치고 싶어도 도망칠 수 없었던 서윤은 별수 없이

강정숙 회장의 둘째 아들이자 하반신을 못 쓰는 희철의

인형 같은 예비 신부로 그 집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들어간 첫날 우연히 보게 된 희철의 형, 태준.

잠시였는데도 강렬한 시선을 보이는 태준에게 서윤은 잠시 끌리지만

현실은 태준의 동생 희철의 아내 자리였다.


그러다 서윤은 사고를 당해 다리를 다치고

재활을 위해 별장에서 지내게 되면서

자주 찾아오는 태준에게 숨길 수 없는 끌림을 느낀다.


이윽고 별장을 떠나 다시 예쁜 인형의 자리로 돌아가야 하던 때,

돌아가고 싶지 않던 서윤은 도와주겠다는 태준의 손을 잡는다.

그게 얼마나 되돌릴 수 없는 길인지를 알면서도…….


“나 가지고 싶다고 했죠? 그럼 가져요. 줄게.”

“나를 유혹해 복수라도 하겠다는 건가?”

“내 마음이 중요해요? 말해 봐요. 당신은 굉장히 바쁜 사람이 아니었어요? 여기는 따로 사람을 보냈어도 될 일을 왜 직접 왔어요? 그 늦은 밤에 이곳까지 내려오면서 당신은 뭘 기대했나요?”

“넌 지금 네가 무슨 짓을 하는지 몰라.”

“아뇨, 아뇨. 너무 잘 알고 있어요. 나는 내일이면 다시 그 숨 막히는 집으로 들어가야 하고, 몇 달 뒤에는 좋아하지도 않는 남자와 결혼을 해야 하죠. 더 이상 발레를 할 수 없을지도 모르구요. 그럼 도대체 나한테 지금 남은 건 뭐가 있나요? 타인에 의해서 내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려야 한다면 차라리 이쪽이 나아요.”

“그래서 네가 얻는 건?”

“당신이 나를 그 숨 막히는 집에서 벗어나게 해 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