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달을 삼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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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달.
똑같은 얼굴, 똑같은 키, 똑같은 목소리.
어디 하나 다른 점이 없는 쌍둥이로 태어났지만
크면서 완전히 다른 성향으로 자랐다.
홀로 자매를 키운 엄마에게 보답하기 위해서 자신을 모든 걸 포기한 채
오직 엄마가 원하는 삶을 산 삼십초 먼저 나온 언니인 윤서와는 달리
달은 자신이 살고 싶은 삶을 살았다.
정의를 위해서. 자신의 힘으로 무언가를 해낼 수 있단 보람찬 삶을 위해서
오직 그 이유 하나만으로 지금의 길을 걸어온 그녀였다.
여자답지 않은 모습이 부끄럽지 않았는데…….
근데 이 마음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언니인 윤서의 간곡한 부탁으로 바꿔치기한 그 삶 속에서
처음으로 사내에게 잘 보이고 싶은 욕심에 화장을 하고
언니처럼 예쁜 원피스를 입고, 잘 걷지 못할 지라도 힐을 신어보고 싶었다.
그에게 예쁜 최 달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민서륜.
분명 같은 사람인데 달랐다.
말투와 행동거지. 천하의 최윤서 실장이라면 나타내지 않을 당황한 표정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이상하게 다르다는 걸 느끼면서 서륜의 심장도 같이 요동쳤다.
십년을 함께 일했지만, 단 한번도 뛰지 않았던 그 심장이 말이다.
그래서 알아보고 싶었다.
이 심장이 병들어서 그런 건지, 아님 본능적인 건지.
알아보고 판단해야 했기에 망설이지 않았다.
그리고 알아낸 사실 하나!
최윤서에게 쌍둥이 동생이 있다는 사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감히 자신을 속인 죄.
당당하게 자신과 눈을 맞추며 자신은 최윤서 실장이라고 외치는 그녀.
그런 그녀를 응징할 뿐 아니라 가지고 싶었다.
기획이사라는 신분이 아닌 민서륜이라는 이름으로.
최윤서라는 이름이 아닌 최 달이라는 이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