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소설) 우리 아름다운 날에 1/4 (로맨스소설) 우리 아름다운 날에 1/4

(로맨스소설) 우리 아름다운 날에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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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작가님 개인카페에서 소장본으로 출간된 작품으로, 소장본 그대로  전자책으로 출간됩니다.


제1부 초콜릿사랑 & 레모네이드사랑 


우린 그때 고등학교 2학년, 열여덟 살이었다. 

우경을 제외하고, 모두 같은 나이, 같은 교복을 입고 있었다. 

알싸한 사랑의 맛을 알기엔 너무 어렸고, 

달콤한 맛에 조금 더 열광하는 나이였다. 


====================================================


고등학교 2학년.

어리다고도, 다 컸다고도 할 수 없는,

이때 시작된 사랑으로 평생을 사는 이들.


-

나 있잖아, 지금 너의 아내가 되고 싶단 생각을 했어. 

너의 여자가 아니라 너의 아내. 

그래서 널 닮은 아이들도 많이 낳고 서로 아끼고 위해주면서, 

우리 엄마랑 아빠가 그랬던 것처럼 

서로 쓰러지지 않게 받쳐주고 나란히 걸어가는 거야. 

눈물이 흐를 땐 서로 닦아주고……, 

그러고 싶단 생각이 들었어. 

그럼 정말 멋질 거야. 그치?


-

사랑해. 아무리 말해도 모자라지만……. 

알지? 난 너 아니면 안 된다는 거. 

너한텐 턱없이 부족한 남자지만 

너라면 날 쓸모 있는 남자로 만들어 줄 거야. 

그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은재와 서현.


예쁘지만 가볍지 않고, 수줍지만 강한,

이들의 사랑이야기가 열립니다.


- 본문 중에서


은재는 그제야 조심스럽게 테이블 위에 놓인 핸드폰을 집어들었다. 그녀 역시 또래 여자아이들처럼 예쁘고 앙증맞은 물건에 호기심이 많았다. 싫다고는 했지만 날씬하게 손안에 딱 들어오는 최신형핸드폰을 만지작거리는 은재의 얼굴엔 설렘이 가득했다.


“벨소린 내 맘대로 해놨는데 마음에 드는 걸로 바꿔.”


서현은 은재의 얼굴에 떠오른 미소를 보면서 빙긋이 웃고는 자신의 핸드폰을 꺼내 버튼을 눌렀다. 잠시 후 은재의 손에서 벨이 울렸다. 받으란 뜻으로 서현이 눈썹을 치켜세우며 자신의 귀에 핸드폰을 댔다. 은재도 어색하게 핸드폰을 열고 귀에 댔다.


“여보세요?”  


“꼬맹이냐?”  


“어어? 자꾸 꼬맹이라고 하지 마.”


쑥스러워 은재는 가볍게 이마를 찌푸렸다.


“딱인데, 왜? 앞으론 이걸로 하루에 다섯 번 이상 전화한다. 알겠지?”


“말도 안 돼! 하루 종일 전화만 하란 거야? 지금처럼 할 거야.”


“뭐 좋아, 대신 내가 하지 뭐. 꼬맹아!”


“응.”  


“…….”  


“왜?”  


은재는 불러놓고 말이 없는 서현을 쳐다보았다.


“……사랑해.” 


서현이 핸드폰에 대고 달콤하게 속삭이며 은재를 쳐다보았다. 좀 전까지의 짓궂고 장난스럽던 눈빛이 어느새 진지하고 깊어져 있었다. 은재는 숨을 멈추고 천천히 핸드폰을 닫았다. 또다시 식사 전처럼 서현은 그녀만을 응시하고 있었다. 정말로 그녀만 보다가 가려는지, 모습 하나하나를 마음에 찍어둘 것처럼 서현의 눈길이 부드럽게 은재의 얼굴을 더듬고 있었다.


“그, 그렇게 보지 마. 불편해.”


은재는 숨이 턱턱 막혀왔다. 그러면서도 달콤한 향기에 취한 것처럼 머릿속이 몽롱해지는 느낌이 싫지만은 않아서, 혹시라도 마음을 들켜버릴 것 같아 간신히 목소리를 짜냈다.


“너야말로 나랑 눈 좀 맞춰. 눈 피하지 말고 봐. 그래도 남들은 내가 꽤 잘난 인물이라고들 해주는데 너한텐 별로냐?”


“그, 그런 거 아니야.”


“아니면?”  


“너야……, 너야 잘 생겼지. 여자들이 주눅들 정도로 멋있어.”


은재는 침을 꿀꺽 삼키고 침착하게 대꾸하려고 애썼다. 아무리 우경을 오랫동안 좋아했었지만 이런 느낌은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다. 이렇듯 생소하고 낯설고, 위험스러운 감정을 뭐라 설명해야할지, 또 어떻게 해야 할지 곤혹스러울 뿐이었다.


“다른 여자들 얘긴 안 궁금해. 니가 왜 나랑 눈 안 맞추고 피하는지 그게 궁금해. 우린 사귀는 사인데…….”


얼굴이 뜨거워질 만큼 직설적인 말투와 물러설 것 같지 않은 집요하고 부드러운 눈빛이 점점 은재의 얼굴과 마음을 달구고 있었다. 술을 마신 것도 아닌데 이곳에 들어와 부드러운 조명 아래 앉았을 때부터, 은재는 마음 깊은 곳에서 모락모락 피어올라오는 달콤하고 나른한 유혹과도 같은 환상을 떨쳐버리려고 애썼다. 자신도 모르게 분위기에 약해져서 그런 마음이 드는 거라고.


“꼬맹이! 어딜 보고 있는 거야?”


꽤 오래 고개를 숙이고 있었던 모양이다. 은재는 느닷없이 들려오는 서현의 큰 목소리에 움찔해서 입술을 달싹였다.


“…… 최면 안 걸리려고.”


“뭐?”  


서현이 전혀 알아들을 수 없다는 듯 눈을 치켜떴다.


“뭐라고? 안 들려. 뭐란 거야?”


“최면 안 걸리려고!”


서현이 재차 묻는 바람에 은재는 고개를 들고 스스로에게 다짐하듯 단호하게 말했다.


“뭐? 최면? 그게 무슨 말이야?”


“그, 그런 게 있어!”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있어야 한다고 끊임없이 되뇌는데도, 마음속에선 이상하게 엉뚱한 환상들이 모락모락 피어올라 은재는 당혹스럽기만 했다. 게다가 이렇게 마주앉아 있는 한은 추궁하듯 빤히 응시하는 눈길에서 도저히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았다. 은재는 가까스로 마음을 다잡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디 가?”


“화장실에.”  


“뭐야? 무슨 말을 그렇게 하다 마냐? 궁금하게!”


“별거 아냐.”


“궁금해!”  


서현이 이마를 찌푸린 채 은재의 손을 잡았다. 화들짝 놀라 멈칫하는 은재를 서현이 천천히 잡아끌었다. 부드럽지만 강하게 그녀를 끌어당기는 서현의 팔과 눈길에 은재는 숨을 멈췄다. 다리에서 힘이 빠졌다. 더 이상 버티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말해주고 가. 무슨 최면인지.”


서현이 은재를 옆으로 끌어당기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그게……, 넌 너무……. 아니, 모, 모르겠어. 자꾸 날, 그러니까 아직 널…….”


거의 몸이 맞붙을 만큼 가까이 다가왔는데도 은재는 몸을 뒤로 뺄 생각도, 뺄 수도 없었다. 마치 정말로 최면이라도 걸린 것처럼 서현이 묻는 대로 대답하는 수밖엔 별도리가 없었다.


“아직 날……, 뭐?”


“아직 그러니까, 난 아직 널…… 사랑한다고 확실히 말할 수 없는데도, 그런데도…….”


혼란스러운 머리로 난처하게 더듬거리는 은재의 새빨개진 얼굴을 서현은 꼼짝도 않고 뚫어질 듯 응시했다. 그러더니 곧 엷게 웃으며 낮게 속삭였다.  


“눈치 챘어? 너한테 텔레파시 보냈는데, 키스하고 싶다고.”


“어, 어……하지만 그, 그런 건 사랑이 아니야!”


은재는 깜짝 놀라 마음속의 달콤한 충동을 털어 버리려고 했다.


“나한테 키스하고 싶으면 지금 해.”


“뭐?”  


“키스 하라고.”


은재는 눈이 커다래진 채 굳어져서 서현을 보았다. 가슴이 눈에 보일 정도로 벌렁거렸고 터질 듯 울려대는 심장소리에 귀가 먹먹해졌다. 그런데도 아주 가까이에 있는 서현의 입술에 눈길이 머무는 것을 그만둘 수가 없었다. 적당히 도톰하고 매력적인 입술, 웃음이 머물 때 그 입술이 얼마나 마음을 설레게 하는지, 은재는 숨을 멈춘 채 뚫어질 듯 서현의 입술을 바라보았다.


“키스해줘.” 


서현이 주문이라도 거는 것처럼 듣기 좋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GENRE
Romance
RELEASED
2016
March 30
LANGUAGE
KO
Korean
LENGTH
450
Pages
PUBLISHER
Krbooks
SELLER
kim soo mi
SIZE
1.1
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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