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관계 (합본‪)‬

같은 집에 사는 소년과 소녀,

서로를 증오함에도 떨어지지 못하는 지독한 시선.


새어머니의 딸과 한 집에 사는 지오. 그는 자신의 어머니가 버림받은 것이 새어머니 때문이라 생각하며 그들을 증오한다. 어머니가 병으로 세상을 떠난 후에도 여전히 지오와 한 집에 머무는 은유는 속죄하는 마음으로 지오가 행하는 모든 구박을 견딘다.


은유는 숨을 헐떡이며, 결심한 듯 그의 입술을 힘주어 깨물었다. 비릿한 피 맛이 입속으로 밀려들어오자 그제야 지오가 그녀의 입술에서 떨어져나갔다.

“뭐 하는 거야!”

은유가 소리쳤다.

“……또다시 딴 놈이랑 그딴 걸 한다면 다음엔 더한 걸 할 테니 각오해.”


지오는 마치 자신이 소유한 장난감처럼 은유를 대하며, 친구마저 사귈 수 없도록 자신의 경계선 안에 그녀를 가둔다. 최악으로 치닫는 관계를 견디지 못한 은유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그녀를 잃은 지오는 미쳐 가는데……. 성인이 되어 아버지 회사의 이사가 된 지오는 여전히 은유를 찾는다.


“꼭 찾아낼 거야. 무슨 수를 써서라도……. 넌 절대로 날 벗어나지 못해.”